Super Sad

멜론: https://bit.ly/3fMLBUH
지니: https://bit.ly/3fTPJ5E
벅스: https://bit.ly/2To2jSX
바이브: https://bit.ly/3yEF5rP
플로: https://bit.ly/3hWF1xO
YouTube Music : https://url.kr/i1836n
Apple Music : https://url.kr/75vtrw
지난 몇 년 별거 아닌 것들이 쌓여 물때처럼 흔적을 남겼다. 새로운 앨범 “여러가지 안녕”을 준비하면서 지난 몇 년 간의 결과물 중에서 몇몇 작가와의 전시 협업 결과물과 조음사로 활동하며 만든 곡들을 선곡해 앨범 Super Sad (지독한 슬픔)에 담았다. 인류애나 인간 존중까지는 아니지만 아주 소극적이고 개인적인 슬픔에 공감하는 송가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혐오와 분노가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타인의 슬픔에 대해서 같이 슬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인디아트홀 공에서 많이 만났고 나에게는 큰 행운이었다. 좋은 영감과 감성 폭탄을 보내 준 많은 작가에게 이 앨범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사건 사고로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사람들, 특히 전 지구적 재난으로 힘들어하는 동료들에게 음악이 미력하나마 위안이 됐으면 한다.

1. Slow & Silence (느리게 조용하게) 4’33”
2. Song from May 1991 (1991년 5월) 8’53”
3. The Darkest Water (검은물) 18’11”
4. Balance.un.Balance (균형.불.균형) 12’18”
5. Super Sad (지독한 슬픔) 9’24”
6. This.Point.of.View. (이.시.점.) 10’59”
7. MyeongDong (명동) 4’37”
8. Invisible Wall (보이지 않는 벽) 6’51”
9. BEYOND 14’50”

더 보기 “Super Sad”

1991년 5월

“… 이미 오월은 보통명사가 아닌 고유명사이다. 오월은 지역적인 문제가 아닌 민족의 문제이다. 오월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오월은 추억이 아닌 오늘의 현실이다. 오월은 민주다 통일이다 내일의 조국이다… ” – 소설가 박혜강 <운암대첩> 기록 중

꽉 채운 30개월을 저당 잡혔던 나의 군 생활 일기의 마지막 장은 “환멸과 치욕과 수치와 멍에의 날들이었다. 그러나 돌아보면 깊은 상흔은 회한뿐’이라는 휘황스러운 수사로 장식된 문장으로 시작되고 있다. 부끄러움으로 점철된 천일의 날 중에서도 1991년 5월에 대한 소리와 냄새와 촉각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너무나 선명하다.

1990년 1월 22일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 세 사람은 “보수대연합”이라는 미명하에 3당 합당을 선언했다. 당시 민주진영의 주요 인물 중 한 명인 김영삼은 군사정권 청산을 요구하던 민의를 뒤로하고 거대한 여당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노동운동, 통일운동, 민주화운동에 대한 탄압도 점점 심해졌고, 1990년 11월에는 구속된 양심수가 1,259명에 달했다. 공안정국은 노태우 재임 기간 내내 지속되었고, 해가 바뀐 1991년 봄에만 분신 또는 의문사로 총 13명이 사망했으며, 2,361회의 집회가 있었다.

1989년 6월 입대를 했던 나는 전투경찰로 차출되었다. ‘빽도 없고, 운도 없는’ 놈들이라는 자조가 내가 속한 전경 부대에서는 스스럼없는 농담이었다. 특별한 기술도 남다른 체력도 없는 고만고만한 놈들을 모아 놓은 군인도 경찰도 아닌 신분으로 자긍심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집단이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내부적으로는 상하 계급 간의 구타가 일상이었고, 외부적으로는 폭력 경찰로서의 위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국가 공인 최말단 철부지 공권력이었다.

1991년 4월 백골단에 의해 사망한 고 강경대 열사의 운구차 광주 진입을 막기 위해 전국의 전투 경찰은 5월 광주에 집결됐다. 5월 13일 광주에 도착해 시내에서 산발적인 시위 진압에 동원됐던 부대는 5월 18일부터는 운암동 어린이 대공원 뒷산에서 밤새 학생들과 대치하고 있었다. 19일 새벽에 충돌이 일어나기 전까지 서로 담배도 나눠 피며 담소도 나누던 순간도 잠시 운구차가 톨게이트를 통과했다는 소식과 함께 학생들의 기세에 밀려 작은 산을 내려오는 동안 내가 속한 부대는 이미 기능을 상실한 패잔병과 다를 바 없었다.

나는 어린이 대공원까지 밀려 내려와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쇠파이프로 흠씬 두들겨 맞고 쓰러졌다. 쓰러진 상태에서도 매질은 계속됐지만 어찌된 일인지 정신만은 또렷했다. 10여 미터 앞에 5월의 신록을 즐기는 단란한 가족이 돗자리 위에서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순간 그 가족 중 아빠와 매를 맞고 있는 나의 눈이 마주쳤다. 나는 그 가족의 아빠가 학생들을 진정 시켜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부모와 아이들은 너무도 평화롭게 김밥을 먹으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를 모른체하던 그 가족이 전혀 밉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맞고 있는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있어서는 안 될 곳에 있기 때문이고,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던 결과다. 나를 둘러싸고 쇠파이프로 내려치는 7~8명의 학생에게도 작은 원망도 없었다. 형식상 때리는 것인지 방석복(전투경찰의 진압복)이 성능이 좋아서인지 아프지도 않았다. 모로 쓰러져 맞으면서 바라본 5월의 푸르름만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날 뿐이다.

그날 밤, 나는 광주가 집인 부대 동기 아버지의 차를 얻어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가는 동안 친구 아버지는. “여기가 어디라고 광주엔 와가지고… , 그러니 매를 맞지”라는 농을 하셨다. 그제서야 나는 광주에 있다는 사실을 실감 했다. 나의 의지로 결정된 일들은 아니지만, 80년 5월 광주에게 호되게 회초리를 맞은 날이었다. 그때의 일이 “운암대첩”이라 불리는지는 최근에 알게 됐다. 당시 운암동에는 전투경찰 대략 15개 중대의 2,000여명이 집결해 있었고, 1991년 5월 투쟁 중에서 유일하게 학생들의 승리로 기록된 투쟁이었다고 한다.

They kill my mother OST

멜론: bit.ly/3ebk0NI
지니: https://bit.ly/2MF2UfV
벅스: https://bit.ly/3sJU5kt
플로: https://bit.ly/3r7qOzI
바이브: https://bit.ly/3kFF4NH

Artist Name : JOUMSA (조음사)
Album Title : They kill my mother (그리고 방행자)
⠀⠀⠀⠀⠀⠀⠀⠀⠀⠀⠀⠀⠀⠀⠀⠀
다큐멘터리 [그리고 방행자] STORY : 어린 시절 취미로 모은 장난감을 시작으로 장난감 박물관 사업을 시작한 장난감 수집가이자 ‘토이키노’ 장난감 박물관 대표 ‘원경’. 삼청동부터 인사동, 수많은 장소를 거쳐오며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과 즐거움을 선물했던 ‘토이키노’는 언론사의 횡포로 한순간 무너지고 ‘원경’의 고통을 지켜볼 수 없었던 어머니 ‘방행자’가 추운 거리로 나섰다. 엄마이자, 예술가이자, 한 여성이었던 장난감 박물관 할머니 ‘방행자’. ‘원경’은 그녀가 손자에게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특별한 기록을 발견한다.
⠀⠀⠀⠀⠀⠀⠀⠀⠀⠀⠀⠀⠀⠀⠀⠀
OST [They kill my mother] : 모진 풍파와 싸워온 한 여성의 따듯한 사랑과 그와의 이별을 겪어내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그리고 방행자]. 음악은 그 안에 담겨진 보편적 감성에 주목한다. 어머니가 남기고 간 사랑이 손자로 이어지는 아련함과 그리움의 정서를 담아내며 예술가이자 어머니, 할머니로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기고 떠난, ‘방행자’. 그녀가 남긴 따듯한 사랑이 전달되기를 바란다.

01 / Empathy (intro)
02 / Past past
03 / They kill my mother
04 / Toykino
05 / Winter illusion
06 / Letter
07 / Thunder
08 / Swaying breeze
09 / Juvenescence
10 / Lawsuit
11 / Hoarder
12 / Dangmae
13 / Bad guys
14 / Whodunit
15 / Omen
16 / My mother
17 / When I was sick
18 / Empathy (outro)

열린 공간 열린 놀이

“개방평면 개방경기”는 인디아트홀 공의 레지던스 ‘스튜디오 긱(GIG)’의 입주 작가 7명과 같은 건물에 위치한 ‘팩토리 218’ 작가 6명, 그리고 ‘공연창작단 짓다’가 최소한의 경계와 최소한의 규칙을 지켜가며 공간을 찾는 관객들과 함께 만들어 간 공연, 전시, 오픈 스튜디오, 아티스트 토크가 융합된 프로그램이다.

개방평면(Open Plan)은 모더니스트 건축가들이 사용한 개념으로, 공간의 다용도 사용을 위해 벽이나 칸막이를 최소로 줄인 건축 평면을 뜻하며, 개방경기(Open Play)는 경기의 참여자들이 규칙을 정해가며 진행되는 경기를 의미한다. 인디아트홀 공은 경계 없이 활짝 열린 작가들의 작업실에 더해 전시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열린 공간에서 열린 놀이로서 <개방평면 개방경기>는 작가들의 개입, 작업으로서의 개입, 관객들의 개입이 뒤섞이고 재편성된 공간을 통해 경계를 무한히 넓혀가는 문화예술 공동체를 상상하게 한다.

경계가 없는 것은 이상적인 상황인가? 경계를 넘어서서 사유가 가능한가? 벽의 부정적인 측면만을 고려한다면, 가두고, 금지하고, 차별하는 벽이 없는 것은 이상적인 상황일 수 있으나 현실에서 벽이 없는 상황이 실현되기는 어렵다. 이번 <개방평면 개방경기> 프로젝트에서 작가들은 벽이 없는 상황. 경계가 설정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나’라는 벽과 마주했다.

문명의 발전과 인터넷 사용의 확장은 국가, 거주지의 물리적 경계를 무너뜨린 지 오래다. 반면 개인의 벽은 언어, 취향, 외모, 문화, 가치관 등으로 더욱 견고해졌다. 이런 현상은 개인을 고립시켜 타자와의 소통을 거부하는 상황을 만들고 사회 대립구조를 강화시킨다. 이러한 유아적 개인주의나 고립주의는 복잡하고 급변하는 다층적 갈등구조의 현대사회에서 연대와 타협을 어렵게 한다.

‘나’라는 벽을 넘어 개인이 먼저 주체로 서야 타인과의 경계를 인식하여 이를 존중할 수 있고, 책임질 한계가 명확해지며, 집단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에게 최선인 전략을 사고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다른 입장의 사람들과 타협할 줄 알며, 개인의 힘만으로는 바꿀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인들과의 연대가 시작된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새로운 일상의 경험과 동시에 많은 교훈을 남겼다. 그 중 하나는 나와 타자와의 경계가 뚜렷해지면서 ‘사회 안전망’이라는 보이지 않는 새로운 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개개인의 색깔이 섞이지 못하고 고립된 형태로 남는 것이 얼마나 슬프고 우울한 사회인지를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개인이 존중되는 사회로 변화하는 요즘, 합리적 개인주의와 유아적 이기주의는 구분해야 한다. 개개인의 고유한 색은 서로가 존중하되 때로는 각자의 색이 섞여 제3의 색을 만들기도 하고 다양한 색깔이 섞여 또 다른 그림을 만드는 일 즉, 소통과 교류는 계속돼야 한다. 인디아트홀 공은 다양한 색깔의 작가들이 모여 함께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가는 장소다. 때로는 실패하고 망치기도 하지만 조화로운 그림을 만들기 위한 실험과 도전이 일상처럼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다.

인디아트홀 공은 열린 공간을 통해 연결되는 예술 공동체를 지향한다. 편의를 위한 최소의 칸막이만 있는 작업실에서 작가들은 서로 허물없이 작업과 아이디어를 나눈다. 하지만 결코 그 공동체는 작가들과 관객에게만 한정되지 않는다. 인디아트홀 공은 동시대의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되는 공동체를 꿈꾼다.

이번 2020 영등포 네트워크 예술제는 인디아트홀 공이 지향하는 개인의 존중과 연대 그리고, 소통과 교류를 함께 나누고 이를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한 실험의 장이 되었다. 또한 이번 예술제는 개인에서 공동체, 공동체에서 지역사회로 확장해 나가려는 의지와 열린 구조로서의 진행방식으로 기존 예술계의 권위를 답습하지 않고 넘어서려는 시도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개방평면 개방경기’의 모습은 인디아트홀 공 프로그램뿐 아니라 예술제 전체에서도 볼 수 있었다.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 사회와 사회의 관계는 다방면으로 열린 구조여야 한다.